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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겪고 나면 잠시 맛이 가거나 일시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좋든 싫든 변화를 일으키기 마련이다.

내가 그 동안 잠적했던 이유는 6개월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하고 있던 외주 프로젝트덕분(?) 이었다. 과거에 그런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너무나 오랜만에 마감이 촉박해진 것이다. 하고싶은 말이 많지만 이런 얘기는 아무도 관심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를 포함해서) 간단히 말해서 2개월을 하얗게 불태웠다. 그리고 캐나다로 튀었다.

한 10일정도 캐나다에 살고 있던 친구를 만나 여행을 했고 돌아오면 리플레쉬 버튼 누른듯이 원상복귀하겠지. 했는데 얼마든지 블로그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좀처럼 하고싶지가 않았다. 그렇다고 삶에 회의감을 느끼거나 지친 것도 아니었는데 실제로 돌아오고 나서 일이 차곡차곡 진행되기도 했었기에 이상했다. 그래서 그 동안 그래도 공을 들여 써온 블로그에 찝찝하게 글을 남기고 싶진 않아서 잠깐 멈추자고 한 게 6개월이 지났다.

그리고 나는 발리다. 또 떠났다. 이번엔 이유도 없이 그냥 왔다. 여행이라기 보단.. 할일은 하고 나머지는 개인 시간을 가지는 느낌으로 (한국과 전혀 다를것 없이) 생각을 했고, 사실 큰 기대도 없었고 자발적인 것도 아니었거든. 그렇다고 마다할 이유도 없었고 (하하).

웃긴건 최근 발리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는 계기가 있었는데 요가를 한창 배울때 꾸준히 들었었고,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책을 보고 또 한번 들었었다. 그리고 친한 동생이 인도네시아에 있던 터라 '그래, 올해는 가봐야지' 하던 차였는데 막상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시기에 가게 되니 옳다구나 하는 반응이 아니고 그냥 벙진 상태가 된거다.

그렇게 무념무상의 상태로 나의 발리 한달 살기가 시작되었다.


+ 사실 이 글은 조금 늦게 쓰여지고 있다. 나는 아직 발리에 있긴 하지만 이제 다시 한국에 돌아가기까지 얼마 안남았다.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현재형과 과거형이 뒤섞이며 쓰여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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