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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코: "좋네요. 하고싶은 것을 하고 계시니"

사에키: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뿐입니다." 

카모메 식당을 보고 있으면 설명하기 어렵지만 신기한 기분이 든다. 꾸며진 스토리에는 기승전결이 있기 마련인데 특히나 누군가 보게 만드는 영화나, 책, 드라마같은 경우 저마다 가장 임팩트 있는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상하게도 그런 게 없다. 어느 한 순간이 좋은 게 아니라 나오는 인물들의 순간순간이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딱 맞다고 해야 할까? 상상한 모습은 아니지만 보는 순간 '아! 저건 정말이지 완벽하다' 싶은 그런 모습이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사에키는 사에키대로, 미도리는 미도리대로, 마사코는 마사코대로 개성이 뚜렷한데 영화가 끝나고 나면 모두 매력적인 캐릭터였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카모메 식당 주인으로 나오는 사에키는 큰 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설득시킬 수 있는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현재 위치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하고 내면에서 나오는 자기 확신과 그런 확신으로 인한 행동이 그리고 긍정적인 마인드가 그 사람을 반짝거리게 만드는 것 같다.  


이 영화를 알게 된 게 2011년도쯤 학교 다닐 때 잠깐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그 때 만난 친구에 의해서 였다. 그 친구는 사실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거지만 만약에 영화를 먼저 보고 그 친구를 봤어도 그렇게 느꼈을 만큼 왠지 모르게 카모메 식당 주인같은 그런 분위기가 있었던 친구였다. 학교 졸업을 2년이나 미뤄 가며 휴학해서 여기저기 경험해보며 하고싶은 일을 하는 모습이 스스로 삶을 즐기고 있는 것 같아 그때 처음으로 사람이 빛나 보일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 그 친구와 얘기를 하면서 내가 느낀 감정이나 기억들은 잘 모셔두고 한번씩 꺼내서 힘이 되기도 한다. 


영화 카모메 식당은 그 자체로도 멋지지만 상상이 아니라 정말 현실의 카모메 식당에 가까웠던 기억을 일깨워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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