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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기라는 단어의 정의를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살면서 과도기가 아니었던 적이 거의 없었다.


나는 나 자신을 포함해서 주변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많이 할 때 또는 혼란스러울 때'그건 무엇무엇의 과도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 라고 말하곤 했다.


나의 가장 최근 예를 들면 대학원을 졸업할 때즈음 과도기를 겪었고, 졸업 후 동기들과 조금 다른 길을 걸으며 이 길이 맞는 걸까 당시 선택을 수시로 되짚어보면서 또 다른 과도기를 겪었다.


생각해보니 매년 고민과 혼란이 없었던 적이 없었으니 매 순간이 똑같은 이유는 아니지만 어떤 부분에서의 과도기였던 것이다. 그러다 이게 정말 과도기가 맞는 걸까? 내가 그냥 두루뭉실하게 던지는 용어가 아닐까? 물었다.


아니, 내가 왜 애초에 과도기라고 말을 했을까?


그건 과도기란 말이 어느순간에 끝이 있다는 말임과 동시에 그 힘든 순간이 지나간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 미약한 과거를 되돌아 봐도 순간순간 내게 벅차기도 했고, 스스로 느끼기에 할 수 없을 것 같거나 끝이 최악이 될 것 같았던 시기들어 있었다. 그 시기를 지나 지금의 내가 온전히 살아 있다는 사실이 그 얼마 안되는 경험으로도 한 고민의 끝은 분명히 정해져 있다는 애매한 확신을 주는 것이다.


애매한 확신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살면서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또다른 경험에서 느껴지는 진리때문이지만 확신으로 만들 수 있는 요소가 운이라면 우리 운이 꽤 좋은 편이 아닐까? 우리는 생각보다 운이 좋다.


아무튼 과도기는 어느새 내 옆에 자리 잡을 테니 내게 필요한 것은 지치지 않을 정도의 체력과 확신, 그리고 인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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