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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본 작가들 중에 이렇게 난리를 친 사람이 없으니

두말 할 것 없이 나에게 최고의 작가는 알랭 드 보통이다.


알랭 드 보통의 글을 읽다 보면 격한 공감이 들 때가 많은데, 

처음에는 그게 소름 돋는다는 표현을 쓰다가 생각해보면 그 표현이 적절한 건 아닌 것 같더라. 

뭘까.. 이 느낌 뭐지. 마치 총을 맞았는데 심장의 좌심방 좌심실 우심방 우심실 사이의 딱 정 중앙을 맞아버린 그런 느낌? 


너무나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게 아! 그러니까 위의 표현 말고..

어떤 내 마음과 꼭 같은 방이 있고 들어오는데 대여섯 개의 가면 갈수록 들어갈 확률이 좁아지는 암호문이 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한건지 알 수도 없게(사각지대가 있나???) 그 방에 들어와 있는 그런 느낌. 


종종 한번씩 팍 꼿히는 그런 것들이 있는데 그게 사람이든, 글이든, 행동이든 뭐든 간에 느끼는 감정은 똑같다. 

엄청난 흥분 상태, 그러니까 온 몸이 쪼그라드는 느낌이랄까 

아 정말 뭔가 얘기를 하고 싶은데 와 우와 와 말밖에 안 나오는 상태. 

그런데 그걸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몇 배는 더 좋은 거다. 정말 말도 안되게. 신기하게도 그걸 이해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아무튼 어떻게 그런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언제가 네이버 캐스트에서 읽은 글에서 알랭 드 보통을 소심한 철학자 

(나쁜 의미가 아니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는 것에서 그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라고 말하고 싶다고 한수희씨가 얘기를 했었는데 

내 생각에는 알랭 드 보통은 남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봄과 동시에 그 안에서 보아야 하는 가장 핵심적인 것들은 본다. 

그리고 호기심이 굉장히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말 그가 쓴 글을 볼 수 있다는 게 나한테는 행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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