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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들은 읽어서 그 사실과 이론을 알면 고만이지마는 경전이란, 즉 성인의 가르치심이란 인생의 살아가는 길, 즉 도를 가르치신 것이기 대문에 눈으로 보고 입으로 읽는 것만으로 알아질 것이 아니요 진실로 몸으로 읽고 혼으로 읽어서야 알 것이 아닙니까? 이론으로 깨달을 것이 아니라 행으로 깨달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성인이셔도 도를 누구에게 줄 수는 없는 것이니 마치 아무리 헤엄의 명인이라도 헤엄치기를 누구에게 줄 수도 없음과 같읍니다. 오직 제가 '알고' 제가 '하는' 것입니다. 내 글 가운데 혹시 옳은 말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내 스승님의 말씀입니다. 내 말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형이 만일 내 글을 보고 나를 스승으로 삼고 싶은 마음이 나셨거든 나를 버리시고 정말 스승님께로 가시기를 바랍니다. ...
- 춘원 이광수의 박정호로의 편지 중
<이광수를 위한 변명> 151 페이지
이런 편지에서조차 이광수의 필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생각을 가질 수는 있는 법이지만 이 내용을 이다지도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놀라운 것 같다.
그는 그의 작품 <무정>을 읽고 그를 사모하며 일생에 지켜갈 훈계를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박정호에게 (당시 나이가 16-17세의 사춘기 학생이었다고 한다. 후에 이광수의 제자로 받아들이게 된다.) 답편지를 보내는데 세상에 이 사람을 따르면 다 도에 맞아서 그 분만 따라가면 도를 얻으리라 할 만한 스승은 오천년 인류 역사상 두 세분밖에 되지 않다고 믿는다고 말을 한다. 그가 말하는 세 분은 석가여래 (석가모니), 공자, 야소 (예수) 이다. 그러면서 석가모니의 사십이장경, 무량수경, 법화경을 추천하고, 공자는 논어, 주역, 춘추를 추천하고, 예수의 가르침은 누가복음을 정독하는 것을 추천하는 것이다.
이런 글을 발견하면 항상 나는 나 스스로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여기다가도 누군가를 좇고 있는 게 아닌지 의문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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