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올해 목표를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이 되는 것으로 정하고 나서부터 정리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나 미니멀리즘과 관련된 책들을 꽤 읽었다. 그 중에 이 책은 단순히 그냥 정리를 잘하면 좋아서가 아니라 내가 왜 정리를 하고 싶어했는지 생각하게 만들어준 점에서 고마웠고, 정리를 통해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도 했고, 정리라는 카테고리를 떠나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인사이트를 주기도 해서 좋은 책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나는 물욕이 있는 편이 아니라 쇼핑에 관심을 두지 않은만큼 사실 내가 가진 물건에대한 관심도 크게 없었다. 내게 필요없다고 해서 버릴 생각도 없었고, 일단은 필요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내가 소유에 욕심을 가지지 않는대도 살아가면서 물건은 늘어갔고, 그게 내 삶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채 살아왔다.

 

미니멀리즘의 가장 좋은 점은 내가 가진물건 하나하나의 가치를 알게된다는 점이었다. 물건의 가치는 그냥 존재자체로 생기는 게 아니라 가치가 있도록 조성된 환경안에서 생긴다는 것을, 그래서 가치를 발굴해낸다는 점에서 지금 내가 가진 물건중에서 내게 정말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줄이는 과정이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주변 환경이 정리되기 시작하면 물리적인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생각을 단순화시키기도 한다는 것이 좋았다. 생각을 단순하게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시간을 낭비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은 매순간 꽉꽉 채워 사는 삶은 창의적인 생각과 새로움이 끼어들 틈이 없는 기계적인 삶과 다를 게 없었다. 그에 반해 조금 비워진 삶은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면 사방이 적막하다. 차 지나가는 소리도 동네 아이들의 시끌벅적한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이 시간에 눈만 멀뚱멀뚱 뜨고 있기가 그래서 산책을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청소를 하거나 글을 쓰곤 했다.

 

에리히 프롬이 <소유냐 삶이냐>에서 삶의 의미를 무엇을 소유하기보다 자신의 능력을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기쁨에 찬 실존양식으로 정의하고, 오프라 윈프리도 삶이란 우리가 무엇을 가질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줄 수 있느냐에 관한 거라고 말한 것처럼 나는 내가 바라는 삶도 결국에는 내가 하는 행동들이 사람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관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과 군더더기들을 조금씩 거둬내고 내 삶에 중요한 것들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아직 실질적으로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미니멀한 삶을 살기 위해서 아직 시도하고 좀 더 가야할 길이 많지만 내가 원하는 삶에 한발짝 다가선 기분이 들어서 만족스러운 요즘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