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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펠러린은 나사에서 천체물리학 본부장으로 수년간 일을 해왔는데 허블 망원경의 결함, 기상 관측 위성의 고장 등 여러 프로젝트의 실패 경험으로 '사회적 맥락의 보이지 않는 힘' 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깨닫고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기여를 하고 있다.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이 모인 나사에서 몇번이고 검증을 반복하면서 수행하는 프로젝트에서 어떻게 실수가 나타날 수 있는 걸까?

단순히 인간이란 존재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얼버무리기에는 너무나 큰 손해이면서 게다가 저자가 말하는 "그린 스토리라인"도 될 수 없다.


유명한 고릴라 영상에 대한 얘기는 모두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영상에서 공을 패스하는 수를 세어보라고 하면 영상 중간에 고릴라가 지나가는 데도 인식하지 못하는데 고릴라의 존재를 알려주면 쉽게 찾아내는 실험이다.

이 영상과 나사에서의 기술팀 구성원들이 가졌던 난관과의 비슷한 점은 자신의 업무에 집중하다 보면 고릴라, 즉 '사회적 맥락'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 사회적 맥락이 얼마나 큰 영향력이 있는지는 말콤 글래드웰의 연구를 언급하면서 얘기하는데 사람의 성격은 타고난 것보다 환경과 맥락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성격이 일관성 있어 보이는 이유는 환경을 잘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은 자신이 어떤 환경에 놓여있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살면서 경험으로도 많이 느끼는데도 불구하고 성격이 내적인 기질과 외부 환경 중 어느 것에 더 크게 좌우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많다고 한다. 사실 어떤 게 더 영향력 있는지 보다는 어찌됐건 외부환경에 영향을 엄청나게 받는다는 점이 중요한 거다.


사족으로..

소프트웨어를 설계할 때도 Context, 한글로는 '맥락'이라는 소프트웨어에 의존적이거나 큰 범위에서 주변환경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이 끊임 없이 강조되고 있다. 

그래서 초기 설계를 위한 드라이버를 만들때 기술적인 컨텍스트, 비즈니스적인 컨텍스트가 반드시 파악이 되어야 하는데 마찬가지로

어느 팀 프로젝트이던지 프로젝트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보았을 때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데 영향을 주는 컨텍스트 파악이 중요한 것이다.

아키텍처 설계에서 그 역할을 아키텍트가 맡는다고 하면 프로젝트 관리에서는 당연히 프로젝트 리더가 컨텍스트를 이해하고 때로는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결정을 내리거나 노력해야 한다.


펠러린은 이런 노력을 위해 복잡한 해결책이 아니라 쿼드 매트릭스를 이용한 4-D 시스템을 1995년에 제안하였고, 벌써 20년이 지나가고 있는데 그 동안 성공적인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에서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그것 또한 비용이고 마감안에 빠듯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복잡한 프로세스를 같이 병행하는 것이 정말 힘들 것이다. 더군다나 해결책이 복잡하다고 해서 그만큼의 정확성과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데이터마이닝에서는 테스트 할 때 너무 많은 요소를 고려할 수록 편향이 늘어난다고 가르친다. 위대한 법칙일수록 단순하듯이 아마도 오랜 시간 실험을 통해 복잡함을 가장 효율적인 단순함으로 만들었을 거라 생각한다.


이 4-D 시스템은 말 그대로 네 가지 영역으로 나뉘는데 대게 사람들은 이 중 한 가지 영역을 타고난다. 하지만 효과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네 가지 영역을 모두 다루는 것이 필요충분 조건이라고 한다.


육성형

타인을 인정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관심사를 공유하고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임

: 인정 욕구, 관심사 공유 욕구

고성과 지표 : 칭찬, 질에 최선, 관심, 성장 기회

예: 쪽지, 스티커, 머그잔 등 사소한 것들로 고마움 표시

직관

비전형

최고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창조하며 가장 똑똑함

고성과 지표

: 내가 가장 잘하는 일, 비전/임무/목적이 내 일을 중요하게 한다

예) 재능 많고 창의적인 인재

감정


논리

포용형

타인을 포용하고 진정성 있게 인간관계를 맺으며 팀을 구축함

: 소속 욕구, 갈등 기피

고성과 지표

: 자신과의 대화, 성장 격려, 자신의 의견 중요시

예) 팀워크, 업무 외 사교모임

감각

지시형

조직적인 행동을 취하고 결과를 위해 타인에게 지시함

고성과 지표

: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을 앎, 자원 확보

예) ‘할 수 있다’는 태도에 영감을 넣음, 현실 파악, 최신 정보와 자료


이 영역을 개인적, 조직적으로 판단을 하면서 컨설팅을 진행하는데 일반적으로 각 영역을 진단하는 2가지 행동들을 제시해주고 있다.

육성형

1) 진심어린 인정 표현

2) 공통의 관심사 표현

직관

비전형

5) 현실에 근거한 낙관주의 표현

6) 100퍼센트 몰입하기

감정


논리

포용형

3) 타인에 대한 적절한 포용

4) 합의된 모든 약속 지키기

감각

지시형

7) 비난 및 불평하지 않기

8) 역할, 책임, 권한을 분명히 하기


사실 대부분의 기업은 오렌지형 (지시형) 리더들이 많고, 부족한 부분은 감정 영역을 형성하는 그린형 (육성형), 옐로우형 (포용형)이라고 한다.

참 우스우면서도 안타까운 점은 산업 심리학자의 연구로 기업 관리자의 약 70퍼센트는 무능하다고 추측하는데 대게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의 근본적인 원인은 감정적 욕구를 관리자들이 충족해주길 바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직장이나 사회에서 인정받는 느낌을 원하기 때문에 생기는 갈등이 크다.

여기서 제시해주는 진단 행동은 충분조건이며 이 외에 네 가지 영역을 다루는 다른 노하우가 있다면 그것도 좋다.


리더와 팀원이 어떤 영역 사람인지에 따라 그 팀의 '문화'가 바뀔 수 있는데 이 문화는 팀 프로젝트의 성과를 판단하는 이해관계자의 '문화'에 일치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이다. 만약 고객 문화가 오렌지형인데 팀이 그린형이면 안 된다는 얘기다.

책에서는 이렇게 상대방이 원하는 것, 그리고 우리의 상태를 파악하고 어떤 행동을 취할 지 분석할 수 있는 맥락변환 워크시트 (CSW)를 제공해 주고 있다.

 

또 한 가지 팀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생각인데 여기서는 그린/레드 스토리 라인이라고 명시를 하는 것 같다.

리더의 능력이 그가 어떤 스토리 라인을 보여주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얘기할 만큼 스토리라는 것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어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타인의 동기에 관한 스토리 라인 중 95퍼센트 이상이 틀리다는 점이다. 그러니 직장이나 사회에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게 놀라울 게 없다. 그럼 문제의 정확성이 겨우 5퍼센트인 스토리 라인에 의지해야 하는 걸까?

반대로 내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 라인을 원숭이가 바구니 안의 바나나를 놓지 못하듯 놓지 못하고 잇는 것은 아닐까?


사회생활에서 성공의 공식에 감정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믿음에 대한 의문도 제시한다. 

계속해서 오렌지형으로 쏠려가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회의가 많이 보였던 것 같다.


이 책이 말하는 단순명료한 시스템만큼 저자의 의도 또한 명확하다. 

한마디로 우리는 한 가지 영역만이 아니라 네 가지 모두를 이해하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영역을 꺼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런 사람이 중용 인간이 아닐까? 

단순한 만큼 당연한 얘기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사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심과 진실에 기반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 책이 주는 교훈은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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