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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하고 벌써 10여일이 더 지나갔으니까 학교 개강은 애초에 했고,

개총에 신입생들과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친해지고 회포푸는 공기에서 술 맛이 날 것같은 시간도 이제 지나간 것 같다.


나는 물론 졸업을 했다. 2월에 졸업식을 했지만 학교일이 끝난 지는 1월 말쯤이었으니까 (그것도 늦은 편)

이미 대학원 생활은 지금 살고 있는 세상과 동떨어진 것처럼 다가온다.

아마도 아직 연구실에 덜 치운 내 자리가 남아있고, 내 생활과 여기 남아있는 동료들의 생활이 너무나 직관적으로 대비되어서 더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얼마전에 학교에서 어딘가에 외주를 맡겼는지 졸업생 진로 조사를 하고 있다며 학교분도 아닌 어떤 분이 내게 전화를 걸었다.

그 분: 취업은 하셨나요?

나: 아니요 

그 분: 그럼 취업 준비중이세요?

나: 아니요?

그 분: 아 그럼 진학하시는 건가요?

나: 아 아니요.

그러고 나서 그 분이 약간 당황 하시는 것처럼 보였는데, 사실 나도 많이 당황스러웠다.

모든 질문에 나는 맞는 사람이 아니었고, 그래서 아니라고 했는데 당췌 무슨 질문이길래 내가 세 번을 연달아 '아니오'라고 말을 해야 했는지 


왜 무슨 일을 할 거냐고 물어보지 않는 걸까?

요즘은 다들 서로 어떤 상황인지 묻는 일도 조심스러워 한다. 

때로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스스로 믿으며 아무렇지 않게 질문한다.

그런데 이 분을 포함한 많은 지인들이 예/아니오로 답하는 질문을 하곤 했다.

취업은 했느냐, 박사를 할 거냐, 취업 준비중이냐


물론 사람이 먹고 사는 문제는 굉장히 중요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졸업하는 사람들을 취업과 대학원으로 구분하는 세상이 현실이라니,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소개할 때 어떤 단어를 사용할지 지금 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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