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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구엘 데 세르반테스 (1547 - 1616)


어떤 책은 읽을 때 소름이 돋는다. 미처 나로서는 알지 못했던 커다란 통찰력이 문장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는 장편으로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흥미로우면서 역사에 대한 의문을 파괴하는 책이다. 세대 차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듯 우리는 자신의 세대에서 아버지 정도로만 벗어나도 그 시대의 문화, 환경 상식적으로 통했던 통념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물며 역사책을 본다고 해서 그 시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객관적인 정보들을 나열한다고 해서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가 지금 보면 어떻게 저런 멍청한 선택을 할 수 있는지 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도 사실은 지금의 기준으로 왜곡하는 것이다.

단순히 어떤 시대에 무슨 일이 있었고 (What) 어떻게 되었는지를 (How) 아는 것 뿐만 아니라 왜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되었는지 (Why)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나는 산 지식이라고 하고 싶다. 이 책은 지금까지 읽은 어떤 역사책 중에서도 왜? 에 초점을 잘 맞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한 시대의 한 인물이라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면 그건 놀라운 기회이지 않을까?

특히 마지막 장이기도 하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돈 키호테>와 작가 세르반테스의 이야기에서 많은 통찰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이 소설에서 시대적 배경인 에스파냐의 당시 상황과 왜 돈키호테가 나올 수 있었는지 작가 스스로 주인공과 어떻게 동일시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나니 세르반테스가 이 소설에 쏟아부운 열정이 온전히 느껴지는 것만 같다. 왜 소설을 읽을 때 작가와 그 시대 배경을 알아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예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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