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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실 이 글을 쓴 계기는 신승윤 저자의 <그냥 좋은 장면은 없다> 라는 영화 평론 책을 읽으면서 였는데 재밌는 책이고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는데 참 의식의 흐름으로 흘러간 거라 지금 쓰는 얘기와 연관성을 찾긴 어렵다.
고등학교 1학년때 같이 다니던 친했던 친구가 내게 '넌 냉혈한이야'라고 한 말이 그 해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었다. 그 당시에는 그 말을 내게 하는 이유조차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 말 뜻을 이해한 것은 한참 뒤였다) 내 감성이 부족했다는 주장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 원래 자신의 부족함은 자기자신이 파악하기 가장힘든 법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그 말이 기억에 남았던 건 와 닿진 않아도 정상적으로는 듣기 힘든 말이라는 것은 알기 때문이었다. 그 때 생각을 한 것 같다. 내가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생각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문제는 발견할 수 있다는 걸, 그리고 문제를 일단 알고 나면 어찌됐건 해결책을 시도해볼 수 있다.
문제는 해결을 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없다는 점이다. 남의 감정을 이해하고 아니 남보다도 내 감정을 이해하는 것부터 관심이 없었으니까. 이런 것들은 시기 또는 계기가 있음으로 변화가 시작된다.
감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내게 문제가 되는 사건은 대학교에 들어서면서 있었고 생각에 큰 전환을 일으키는 변화는 언제나 그러듯이 어마어마한 여파와 같이 왔다.
결론적으로는 당시 상황이 안 좋고 괴로웠던 것을 떠나 조금은 사람답게 된 점에 감사했고 지금도 감사하고 있다. 그러니까 감정이란 것은 타고난 사람이 있을 테고 아니면 자라나면서 여러 가지 환경을 거쳐 배우는데 어떤 사람은 많은 감정을 배우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많은 상황에 놓여있다 하더라도 천천히 배워나간다.
누군가를 공감하고 감정을 느끼는 일이 늘어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영화, 책, 철학, 역사, 건축 이런 것들이었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감정을 경험해보고 싶었고, 이해하고 싶었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제서야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런 것들이 궁금해지고 나니 다른 새로운 세상이었다. 더 좋은 세상이었다. 모든 것들이 알고 싶은, 해보고 싶은 일들로 넘쳤다.
처음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다녔고, 그 다음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이제는 세상이 정말 무수히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고 시대와 지역으로 나뉘는 여러 가지의 문화가 있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고 있는 중이다. 어떤 것들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 책이나 그림, 영상으로 접할 수 없는 것도 있다.
영화나 책은 인물의 감정을 찾고 철학은 그 사람의 생각을, 역사는 단순한 사건과 사실보다 그 시대만의 느낌과 감정을 표현한 것들을 선호하게 되었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것은 없다. 새로운 것은 다시 익숙한 것이 된다. 지금도 여전히 관심이 많지만 느껴지는 그런 희열이 한창 관심이 시작되었을 때 보다 줄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이상한 점은 아직 알지 못하는 것들이 넘쳐나는데도 식상함이 같이 자리잡는 다는 점이다…그래도 아직 내게 남은 패는 있다.
처음과 달리 너무 다양한 개성을 보다보니 끝도 없이 알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럼 내게 중요한 것들은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내게 중요한 것은 내가 아끼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세상에 무언가 헛되지 않는 일들을 그리고 이미 넘쳐나는 그런 일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것. (그것은 인내를 수반한다 (필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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