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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블레즈 파스칼 (1623~1662)의 유고인 <팡세>의 번역판이다.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철하자, 종교 사상가로 불리는 파스칼은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고 한다.
<팡세>도 그런 의도를 가지고 써졌지만 그 외에 인간의 내면과 심리, 행복, 정의, 법, 철학, 기하학, 과학, 신의 구원 등 그의 통찰을 전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책을 쓰기 위한 메모라 정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스스로 수학자나 설교자나 웅변가로 불리기 보다는 교양인이라는 보편적인 지칭을 선호했고, 모든 지식을 완벽히 아는 것은 불가능 하므로 만사를 조금씩 아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권태에 쉽게 빠지며 벗어나기 위해 오락을 추구하는데 사실 오락이야말로 사람을 비참하게 한다고도 말한다. 왜냐면 자신의 성찰을 근본적으로 방해하고 우리를 모르는 사이에 파멸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또 현재가 아닌 과거나 미래에 방황하기 때문에 현재의 행복을 바라면서도 역설적으로 행복을 얻지못함을 통찰한다.
위대한 사람이나 비천한 사람은 모두 똑같은 사건, 똑같은 불만, 똑같은 욕망 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전자는 차 바퀴의 가장자리에 있고 후자는 중심 가까이에 있다. 그래서 비천한 자는 똑같은 회전작용이 일어날 때 조금밖에 움직이지 못한다.
- 2장 인간의 비참함과 행복 중..
이런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그가 인간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해왔는지 보이게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이런 삶의 통찰들을 신앙과 연결하는 시도를 하는데
직접적으로 신앙을 가지면 좋은 점을 얘기하기도 하고 (삶의 커다란 장애인 정욕을 절제 한다 던지, 성실하고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이 될 것이며 등등)
자신은 기독교의 진실을 믿어서 저지를 오류보다 오류를 범하고 진실을 깨닫는 것이 더 두렵다고 말한다.
이런 얘기들은 신앙인의 입장에서 쓰여졌다고 느껴진 반면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신앙이 이성에 우선해야 한다는 건 그 자체가 바로 이성의 원리다." 라는 말을 인용하며 이성이 복종할 것을 판단했기 때문에 복종하는 것이라는 이성적인 판단과 다음의 말에서 과학자로서의 면모가 보여지기도 했다.
사람은 의심해야 할 때 의심하고, 확신해야 할 때 확신하고, 복종해야 할 때 '복종'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으로서 이성의 힘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 세 원리에 대해 오류를 범하는 자들은 한결같이, 증명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모든 것을 증명하려 하고, 복종해야 할 경우를 모르고 무조건 모든 것을 의심하고, 판단해야 할 경우를 모르고 무조건 모든 것에 복종한다.
- 4장 신앙의 수단에 대하여 중..
그는 정의는 논란의 대상이고 힘은 쉽게 인정되는 반면 논란의 대상은 되지 않으므로 인간이 정의를 강하게 유지할 수 없고, 힘에 의해 세상이 지배되어져 왔다. 즉, 세상의 법은 정의라고 인정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펼친다.
이 말도 굉장히 신선했다.
왜 사람들은 다수결 원칙에 따르는가? 거기에는 합당한 도덕성이 있기 때문일까? 아니다. 더 많은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왜 사람들은 고대의 법률이나 고인의 의견을 따르는가? 그것이 더 건전하기 때문일까? 아니다. 단일하기 때문이며, 우리에게 다양성의 근원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 5장 정의와 현실의 이유 중..
근본적으로 인간은 미덕 속에 스스로 버티기 힘든 존재이며 미덕 속에 있는 것 자체도 우리 스스로의 힘이라기 보다는 반대편에서 서로 부는 악덕 사이에 서있는 걸로 표현한다. 그래서 우리는 위대함만 보아서도 안 되고 비열함만 보아도 안 된다.
우리가 추구하는 진리와 행복은 결코 얻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추구해야 하는 욕구를 가진 이유가 신이 우리를 벌하는 근거라고 한다.
과거에 많은 철학자들이 이 책을 읽고 영감을 얻었다기에 한번쯤은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몇 가지 문장에서는 익숙함이 느껴지는 걸 보면 그만큼 많은 부분에 있어서 파스칼의 영향력이 현재에도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의 종교적인 부분을 떠나서 보아도 사람을 관찰하고 삶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 답을 내리는 걸 보면
나 스스로도 현재와 내가 사는 세계에 대해 이해하고 통찰해야 겠다는 부분에서 배울 점이 참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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